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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는 글을 잘 쓰는 편이 훨씬 낫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는 글을 잘 쓰는 편이 훨씬 낫다. 이 이야기에 관해서 남편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왈가왈부 한 결과. 우리는 하나의 의견으로 좁혀졌다. 그렇다. 글이라는 것은 워낙에 광범위 하게 쓰이기도 하고 활용도가 높은 것이라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축복과도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림보다는 훨씬 많이 쓰이기 때문에 무조권 압승이라고 말이다.

사기업이나 무슨 직업을 하더라도 글은 필수다. 나 같은 경우만 해도 벌써 취미로 한두번씩 필사를 한다. 시작한 이유는 간단했다. 엄마가 되면 선생님과 글로써 이야기를 주고 받을때 좀 더 지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도 못쓰고 맞춤법도 전혀 맞지 않는 엉망진창인 글을 선생님에게 보낼수는 없지 않은가.

한번도 글을 잘 써야 한다고 10대때 생각한 적이없었는데 20대가 되고 하다못해 회사에 제안을 할 때 조차 글로써 설득을 해야 하는 것을 알고는 좌절감을 느꼈다. 그림을 아주 잘 그린다면 훨씬 더 삶이 윤택해 질수는 있겠다. 그쪽 분야는 지구상에 떡하니 이름을 알릴 정도가 되면 너도 나도 칭송하는 분위기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그동안 지켜봐온 미술계란 그 사람의 일생에 대란 값어치도 그림값에 포함되는 무시무시한 곳이라서, 되려 화가가 죽어 더이상 그림을 볼 수가 없을 때 값어치가 훨씬 상승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왔다.

그림의 값이란 그 사람의 아우라로 매겨지는 신기한 것이기에. 내가 점하나 찍는 것과 버락 오바마가 점하나 찍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리고 가격도 수백배 차이가 날 것이다. 그림이란 결국 어떻게 그렸느냐고 평가받는 그림들보다는 "누가 그렸느냐?"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글자를 잘 쓰는건 엄청난 매력이다. 그걸 느낀 나는 차마 이 나이에 학원을 다니며 글쓰기를 익힌다는 생각은 못하겠고 그나마 주변에서 쉽게 접근하기 쉬운 필사로 마음을 돌렸다. 따라 쓰기만 한다고 물론 글실력이 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쓰는 표현법이나 글자의 나열들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필사를 할수록, 나만의 글을 많이 쓸 수록 글 실력이 향상 되는 것을 나 스스로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작가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잘 쓰기는 또 어지간해서는 어렵다. 어느정도 읽기 쉬운 글 정도의 레벨까지는 올라갈 수 있으나 그 레벨 이상이 되려면 뭔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글만 잘 쓰면 된다고 생각해서 블로그에 일기글을 한참을 적었다. 그러나 적을수록 소재가 고갈되었다. 일상글이 으레 그렇듯, 그 사람이 연예인이나 유투버가 아닌이상 항상 같은 챗바퀴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는 상상력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정도 글빨의 총알을 정성들여 만들어놨다면 어디를 향해 총알을 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단편소설이라도 쓰고 싶어서 이리저리 연구중이다. 닥치고 쓰다보면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 한번씩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할 때 문득 떠오르는 공상들을 글로 표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서 부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아무래도 단편 소설을 여러번 더 필사하고 쓰다보면 나도 짧지만 나만의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야기가 완전히 산으로 가버렸지만 이 글의 주제는 잊지 말길 바란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는 글을 잘 쓰는 편이 훨씬 살기에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