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으로 잘도 긴 글을 적어대고는 하였으나 이제는 무선 키보드 녀석이 활약해주는 덕분에 키보드 없이는 글을 쓰기 싫어질 정도가 되어버렸다. 기껏해야 모바일로는 아주 짧은 한 두줄의 글만 적어대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바일로도 천자 정도의 글을 적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태연하게 스마트폰만 쓱 꺼내서 적어야 한다. 스쳐가는 생각들이 모여서 꽤 두둑한 글밥이 완성되고, 그 글들이 모여서 하나의 봐줄 만한 어떤 매체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 블로그는 에세이라고 써놓고는 아무 말 일기나 써대는 곳인데 초반부터 너무 장문의 긴 글을 적어댄 통에 나름대로 가꿔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천자 이하의 단문 글을 이 블로그에 실을 생각은 전혀 없다. 이 블로그에는 천자 이상의 괴상한 생각들을 모아둘 예정이다.
나는 말을 막하는 스타일인데, 오히려 글 속에서의 나는 생각보다 막말을 일삼는 소인배가 아닌 듯하다. 오늘도 여러 번 생각하지 않고 흘러나오는 대로 말하는 행태를 부렸으나, 곧 자기 회의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모처럼 만에 친정식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 오자마자 책임회피가 싫어서 둘러대는 거짓말을 일삼고, 게으른 탓은 안 하고 워킹맘인데 워킹맘인데 시댁이 시댁이로 시작하는 푸념들만 잔뜩 늘어놔버렸다.
그래 봤자 엄마, 아빠에게는 게으른 딸, 동생들에게는 집에 놀러 가면 청소를 하게 만드는 더러운 집구석의 주인장으로 계속 기억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다. 집안에 있는 남편의 필요 없이 쌓여있는 많은 서류더미들과 있는 듯 없는 듯 자리를 차지하는 애물단지 무쓸모 미취학 아동들의 장난감 더미들. 그리고 입는지 안 입는지도 모르고 그냥 손 안 대고 갖고 있는 많은 옷들을 절반 이상 버리는 것이다.
집에 절반 정도를 털어내고 나서야 나는 청소가 편해질 것이고 비로소 스트레스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 나올 것이다. 물건 많은 주방도 한차례 뒤집어엎고 싶다. 먹지도 않고 쌓아둔 많은 냉장고 음식들도 버리고 싶고, 김치냉장고는 통째로 버려도 괜찮은 어떤 것에 불과하다. 나의 가장 큰 실수가 티브이를 벽걸이로 사지 않은 것과 김치냉장고를 산 것 그리고 쓸데없이 주방이 넓은 집을 선택해 버린 것, 그리고 누군가가 준다고 덥석 받아와 버린 처분하기 까다로운 침대와 공부 목적으로 샀지만 공부는커녕 자리만 잔뜩 차지하는 긴 책상과 pc방 의자 2개, 그리고 소파는 무조권 좋아야 한다며 일체형 카우치로 된 소파를 사버린 것을 후회한다.
그것들을 다시 바꿀 수 있다면 집안이 지금보다는 덜 정신사나울텐데 말이다. 이 글도 쓰면서 뭔가 변명 같다. 그래도 기왕 샀으니 이리저리 10년은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전이나 가구나 값이 싼 것이 없기에 나름대로 뽕뽑는다고 생각하며 갖고서는 이리저리 짱구를 굴려가며 쓰고 있다.
아무리 미니멀 라이프라고는 해도 최대한 활용하고 수명이 다 하면 버릴 예정이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 집이 맥시멈 라이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행인 건 침대를 사지 않은 것이다. 이토록 아이들이 뒹굴거리며 자는 것을 알았다면 그토록 고민하지도 않아도 될 일인데 괜한 고민을 하였다. 이 집에서 가장 잘한 것이 침대를 사지 않은 일이라는 것뿐이라는 것이 쓰다 보니 씁쓸하네. 다행히 손목이 시큰거리지는 않지만 겨울만 되면 무릎 시린 것은 침대 탓인지 산후풍 탓인지 다이어트를 한다며 아이 낳고 나서 무리하게 관절을 쓴 탓인지 영원히 알 수 없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적용되어서 나타난 것이 지금의 모습이려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2년 안에 작은방에 있는 침대는 처분할 것이고, 아기사랑 세탁기는 중고로 팔아버릴 것이다. 거실에 있는 장난감들을 어쩌면 다른 방으로 다 몰아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이방에는 에어컨도 없는데 덥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첫째가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는 거실을 장난감방 대용으로 쓰고 싶기도 하다. 그렇다는 것은 4년 후까지 우리 집 거실은 여전히 폭격 그 자체라는 의미가 될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태어나지도 않은 둘째를 돌까지 키우며 많은 물건들을 처분하고 나면 좀 더 후련해지겠지. 그때까지는 쓸고 닦고 정리, 정도만 해야겠다. 괜히 쓰지 않는다고 버렸다가 뒤늦게 정가를 주고 다시 사는 바보짓은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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