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이 아닌 나만의 우울증 극복 방법 (1) 에서 이어집니다.
그래서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1년여간의 상담 끝에 집에 주는 돈을 모두 끊었고, 나 자신이 남들과 다르지 않고 평범하다는 위안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집과의 돈거래를 끊었지만 그걸로 나의 자존감이 올라가거나 우울증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SNS에 놀러 간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부러웠고, 누군가가 뭔가를 했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부러웠다. 그냥 길을 가면서 웃는 사람만 봐도 부러웠고, 날 보며 귓속말을 하는 사람들은 전부 내 욕을 한다는 이상한 망상에 빠지기도 했다. 모두가 나를 못생기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바보라고 생각할 거라고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원래의 목적은 글을 써서 돈을 번다는 SNS에 가입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오랜 교대생활로 다른 일거리를 찾고 싶었던 찰나에 온라인으로 글을 쓰고 돈을 번다는 신선한 문구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사이 첫째 아이도 낳았지만 그것이 나의 자존감을 높이거나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도 다른 아이의 엄마들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들의 속사정도 모르고 그냥 행복해 보이고 편안해 보인다는 그 표정, 말투 하나에 혼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쓰다 보니 이것도 하나의 병 같다.
그런데 그 일기라는 것을 1년여간 쓰다 보니 재밌는 일이 생겼다. 처음에는 보상을 바라고 아무 말이나 써댔던 것이 쓸 말이 사라져 매일매일의 생각을 쓰게 되었는데 그것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우울한 날이면 우울한 글, 즐거운 날이면 즐거운 글을 썼다. 몇 안 되는 이웃들의 짧은 댓글들이 큰 힘이 되었다. 만난 적도 없는 익명의 사람들일 뿐인데 오히려 바깥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내가 공장에서 하는 이외에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나 자신도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어디다 털어놓을 곳이 없는 자신의 속마음도 익명의 웹상에 털어놓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친구가 많아서 바깥 활동을 많이 하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오히려 무리 지어 놀 때보다 한 명 정도의 친한 지인을 만나 밥 정도를 간단히 먹는 것이 더 힐링이 되었다. 그리고 일기를 쓰는 것은 지인을 만날 때 보다 더 큰 힐링이 되었다. 처음에는 보상을 바라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 일기인 것 같다.
사실 100% 완벽하게 우울증이나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찾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일기라던지 취미생활로 내가 뭔가를 생산한다는 주체가 되어보면 훨씬 삶에 윤택이 돌게 되는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사적인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야 하는데 적당한 사람이 나 자신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글을 한번 쓰고 다시는 쳐다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회상이라고 생각하니까.
사람은 흔히 과거를 부풀리는 경향도 있어서 약간 걱정이 되는 글이기도 하다. 나는 온통 맞은 기억만 남았는데 같이 살았던 내 여동생은 나와는 전혀 반대의 행복한 가정이라는 기억이 남은 것처럼 말이다. 같은 상황도 받아들이는 생각에 따라 우울해질 수도, 행복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느꼈던 우리 집 풍경과 여동생의 풍경이 다르듯 지금 내가 조언한 일기 쓰기와 꾸준한 취미활동 가지기는 누군가에게 아무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래도 한 번이라도 도전해보길 바란다. 그것이 일기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유튜브이든 뭐든 그게 뭐든 말이다. 나 자신을 제일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타인이 아닌 바로 나이다. 이 글이 힘들고 지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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